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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이탈·체류시간 감소 없다…불만 여론은 여전
카카오 "연내 친구탭 복원·개선 업데이트 순차 적용"


지난 9월 23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2025'에서 홍민택 카카오 CPO가 카카오톡 개편 배경과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카카오톡이 대규모 개편을 단행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카카오는 AI 시대의 첫걸음이라며 변화를 밀어붙였고 기능 개선과 메시징 보완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용자 반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24일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톡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797만 명으로 업데이트 전인 8월 대비 약 0.4% 감소하는 데 그쳤다. 통계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사실상 이용자 이탈은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구탭과 지금탭 체류시간은 3분기 평균 대비 10% 증가했다. 반발이 컸지만 이용 행태가 바뀌지는 않았다.

다만 이용자들의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앱 스토어 평점은 여전히 1점대에 머무르고 일부 기능은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변화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서도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다른 메신저로 옮길까 고민했지만 결국 바꾸지는 않았다"고 응답했다. 바꾸지 않은 이유로는 "주변 지인이 모두 카카오톡을 쓴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같은 반응은 지난 9월의 카카오톡 개편 이후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는 기술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if kakao) 2025'에서 피드형 친구탭, 숏폼 전용 지금탭, AI 기반 요약 기능, 메시지 수정 등 전면적인 사용성 재설계를 발표했다. 당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앞으로 15년은 카카오톡과 AI의 결합이 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데이트 적용 후 피드형 친구탭이 가장 큰 불편 요소로 지목됐다. 기존 전화번호부 형태가 사라지고 지인의 사진·상태메시지가 한눈에 노출되면서 "메신저가 SNS가 됐다", "업무 연락처까지 사생활 정보로 보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광고가 포함된 숏폼 콘텐츠 중심의 지금탭 역시 필요성 논란이 발생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카카오톡 친구탭 개선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양한 맞춤형 편의 기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서예원 기자

결국 카카오는 한 달여 만에 조정 방침을 밝혔다. 연내 친구 목록을 다시 첫 화면으로 복원하고, 피드형 친구탭은 선택 기능으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개편을 총괄한 홍민택 CPO 역시 사내 공지를 통해 "초기 설계가 사용자 경험과 맞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후 카카오는 메시징 본연의 기능 보완에 집중하고 있다. 알림음 없이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조용히 보내기', 즐겨찾기 채팅방만 모아볼 수 있는 폴더, 링크 미리보기, 밀린 톡 요약 기능 등이 순차 적용됐다. AI 기반 사진 정리 기능과 카카오톡 내부에서 바로 챗GPT를 실행하는 '챗GPT 포 카카오'도 활용 범위를 넓히며 기존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새 기능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최근 업데이트된 카카오맵 연동 위치공유 서비스 '친구위치'는 이용자 사이에서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유용하다"는 평가와 "직장 내 감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여기에 조직 내 장시간 근로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은 기술과 서비스 영역을 넘어 내부 운영 문제로 확산됐다. 노동부는 개편 과정에서 무리한 일정이 있었다는 제보를 토대로 근로감독에 착수한 상태다.

카카오가 약속한 친구탭 원상복구와 기능 보완이 실제 이용자 인식 전환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이번 논란이 장기화될지는 연말 업데이트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친구탭에서 친구목록을 기존과 동일하게 첫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구조 전환은 이미 추가 업데이트 계획에 포함돼 있으며 4분기 내 적용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카카오는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친구탭 개선을 포함한 서비스 조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요청이 많았던 맞춤형 편의 기능도 확대해 메시징 경험의 완성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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