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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수출용 칩보다 고성능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을 중국에 판매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본사 전경 [로이터]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진이 최근 며칠간 H200 칩의 중국 수출 허가 여부를 놓고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검토 단계에서 그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2023년 출시된 H200은 최신 AI 칩인 ‘블랙웰’보다는 성능이 뒤처지지만 미국이 현재 중국 수출을 승인한 H20보다는 뛰어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최근 회담 중 블랙웰 수출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실제 회담에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H200을 ‘절충안’으로 검토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 우선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H20과 동일 계열 칩 사용을 기업들에 사실상 금지하며 국산 AI 하드웨어 육성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특히 화웨이는 AI 서버용 칩 개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엔비디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지나친 제한이 오히려 중국의 국산화를 가속한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미 의회와 행정부 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다. 블룸버그는 “여야 의원들이 중국으로 첨단 AI 칩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고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내내 미 정부를 상대로 수출 규제 완화 로비를 이어왔다. 그는 엔비디아 칩이 사실상 ‘AI 산업의 표준’이 된 상황에서 “중국 시장 봉쇄는 미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워싱턴의 안보부처는 중국의 AI, 군사력 향상을 억제하는 것이 더 큰 전략적 목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