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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남·박호군·서판길·신성철·이덕환 경합…"조직쇄신 한목소리"
"수익 다각화·싱크탱크 강화 공약도…내년 3월부터 4년 임기"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국내 최대 과학기술단체 연합체인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이하 과총)의 차기 회장이 이달 27일 선거로 내정된다. 전직 과학기술부 장관, 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등 5명의 권위 있는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과총 회장은 600여개 과학기술 학회를 대표해 정부·국민과 소통하고, 학술단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전 과총 회장이 물의를 일으키며 사퇴한 만큼, 차기 회장에겐 기관의 신뢰 회복이라는 숙제가 있다. 후보 모두가 투명한 기관 운영을 공약한 이유다.

24일 과총에 따르면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학과 교수(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박호군 인천연구원 원장(전 과학기술부 장관),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 신성철 전 KAIST 총장,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가나다순)가 현재 차기 회장을 두고 경합하는 중이다.

권 교수는 이사회 중심 예산 심의·집행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제시했다. 또 회원단체 주도의 공동의제 발굴 체계를 확립하고, 학술단체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참여를 돕겠다고 했다.

또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이외 여러 수입원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과총이 정부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민간 단체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학계 목소리를 반영했다.

신성철 전 KAIST 총장도 실추된 과총의 위상부터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봤다.

또 과학기술인을 양성·예우하고 고경력자를 활용하는 입법 추진을 언급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이공계 인재 정책과 결을 같이 한다.

서판길 원장 역시 과총의 조직체계부터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 R&D 예산이 역대급으로 확대됐음에도, 분야별 중장기 연구 전략이 부재한 점도 꼬집었다. 이를 해결하는 학술 로드맵을 세운다.

이덕환 교수의 경우 2002년부터 과총에서 편집인·이사·부회장·고문 등으로 활동했다. 과총을 가장 잘 아는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오랜 기간 축적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과총을 재창립 수준으로 쇄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과총이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나 영국 왕립학회와 같이 사회의 신뢰를 받는 싱크탱크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3년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박호군 원장은 과총의 학술 지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제시했다. 학술지 출판 전반에서의 오픈 액세스(OA) 요소를 도입, 과학기술인 누구나 최신 연구 결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국가 R&D 평가체계에 관련 학회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겠다고 했다. 정책 싱크탱크로서의 단체 기능을 강화하고자 정책 연구소도 독립 법인으로 출범시키겠다고 했다.

27일 과총은 82명의 선거권을 가진 과총 이사진을 대상으로 선거를 진행한다. 그날 바로 당선자가 나올 예정이다. 당선자 임기는 내년 3월부터 2029년 2월까지 4년간이다.

한편 올해 과기정통부 감사를 통해 이태식 과총 전 회장이 약 1100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개인 용도나 규정에 맞지 않게 쓴 게 드러났다. 이 회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올해 7월 자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