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3대 강국 도약 선도할 인재양성 목표
AI학부, AX·FX학과... 25학번부터 선택
"우수 학생과 유명 과학자 확보할 기회"
"기존 학과에서 이미 AI 교육 활발한데
반년 만에 단과대 설계 적절한지 의문"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이 인공지능(AI) 단과대학 설립 방안을 수립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인재 양성 체계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향에 맞춰 학과 개설과 교육 체계 재편을 신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4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중 AI 단과대 설립은 처음이다. 다만 학내에선 총장 선임을 앞두고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2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최근 '1학부 2학과' 체제의 AI대학 설립안을 구성해 학사·연구심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설립안은 다음 달 11일 열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돼 있다. 심의와 이사회를 통과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을 받아 최종 확정된다. 예산은 총 62억 원가량이며, 교수 충원과 시설 구축을 위해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학부는 내년 3월 문을 여는 만큼 계획대로라면 내년 2학년이 되는 25학번부터 AI대학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학부 정원은 지원 인원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고, 내년 가을학기 출범할 대학원 모집 인원도 미정이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조직도 초안을 보면 AI대학은 AI학부, AX학과, FX학과로 구성된다. AI학부에는 알고리즘과 시스템 설계를 다루는 'AI컴퓨팅학과'와 고연산·저전력 처리에 특화한 반도체 설계를 배우는 'AI시스템학과'가 있다. AX학과는 △데이터·문화 △물리·제조AI △바이오·소재AI △AI지속가능성의 4개 트랙을 두고 특화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키운다. FX학과는 미래전략 트랙에서 AI기본사회 전환 전략과 거버넌스 설계를 배운다. 트랙은 각 학과 기준에 따라 운영되며, 전공 선택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카이스트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이광형 현 총장을 중심으로 AI 단과대 설립을 준비해왔다. '소버린(주권)AI'를 강조하며 인재 확보에 공들이고 있는 정부 기조에 따라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을 유치해 미래 인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해외와 산업계에서 유명 과학자나 기업인을 교수로 확보하면 국내 AI 인재 양성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그런데 정작 학내에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카이스트는 이미 김재철AI대학원과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을 운영 중이고, 전산학부와 전기및전자공학부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과에서 AI 관련 연구나 교육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카이스트 교수는 "학부 수준에선 기존 전공 체계에서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면서 "단과대 신설은 향후 100년을 바라보고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준비 기간이 짧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기존 학과와 중복을 피하고 진·입학 제도와 연계해 체계를 안정적으로 설계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이번 안은 불과 반년 만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차기 총장 선임이 9개월째 지연된 상황에서 '속도전'보다는 새 집행부가 자리 잡은 뒤 2027년으로 출범 시점을 조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문재균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단과대 신설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충분한 준비 없는 과속 추진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역할 중복이나 운영 부담 조율이 이미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준비위원장인 이균민 카이스트 교학부총장은 "각 학과에서 추천한 교수들과 여러 차례 논의를 마쳤고, 현존 학과와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게 구성하고 있다"며 "내년 봄 학기 출범에 문제없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AI학부, AX·FX학과... 25학번부터 선택
"우수 학생과 유명 과학자 확보할 기회"
"기존 학과에서 이미 AI 교육 활발한데
반년 만에 단과대 설계 적절한지 의문"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이 인공지능(AI) 단과대학 설립 방안을 수립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인재 양성 체계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향에 맞춰 학과 개설과 교육 체계 재편을 신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4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중 AI 단과대 설립은 처음이다. 다만 학내에선 총장 선임을 앞두고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학부 2학과' 체제... 내년 출범 목표
2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최근 '1학부 2학과' 체제의 AI대학 설립안을 구성해 학사·연구심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설립안은 다음 달 11일 열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돼 있다. 심의와 이사회를 통과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을 받아 최종 확정된다. 예산은 총 62억 원가량이며, 교수 충원과 시설 구축을 위해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학부는 내년 3월 문을 여는 만큼 계획대로라면 내년 2학년이 되는 25학번부터 AI대학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학부 정원은 지원 인원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고, 내년 가을학기 출범할 대학원 모집 인원도 미정이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조직도 초안을 보면 AI대학은 AI학부, AX학과, FX학과로 구성된다. AI학부에는 알고리즘과 시스템 설계를 다루는 'AI컴퓨팅학과'와 고연산·저전력 처리에 특화한 반도체 설계를 배우는 'AI시스템학과'가 있다. AX학과는 △데이터·문화 △물리·제조AI △바이오·소재AI △AI지속가능성의 4개 트랙을 두고 특화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키운다. FX학과는 미래전략 트랙에서 AI기본사회 전환 전략과 거버넌스 설계를 배운다. 트랙은 각 학과 기준에 따라 운영되며, 전공 선택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인재 양성 新 모델? 총장 선임 앞두고 과속?
카이스트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이광형 현 총장을 중심으로 AI 단과대 설립을 준비해왔다. '소버린(주권)AI'를 강조하며 인재 확보에 공들이고 있는 정부 기조에 따라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을 유치해 미래 인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해외와 산업계에서 유명 과학자나 기업인을 교수로 확보하면 국내 AI 인재 양성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그런데 정작 학내에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카이스트는 이미 김재철AI대학원과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을 운영 중이고, 전산학부와 전기및전자공학부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과에서 AI 관련 연구나 교육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카이스트 교수는 "학부 수준에선 기존 전공 체계에서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면서 "단과대 신설은 향후 100년을 바라보고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준비 기간이 짧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기존 학과와 중복을 피하고 진·입학 제도와 연계해 체계를 안정적으로 설계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이번 안은 불과 반년 만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차기 총장 선임이 9개월째 지연된 상황에서 '속도전'보다는 새 집행부가 자리 잡은 뒤 2027년으로 출범 시점을 조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문재균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단과대 신설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충분한 준비 없는 과속 추진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역할 중복이나 운영 부담 조율이 이미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준비위원장인 이균민 카이스트 교학부총장은 "각 학과에서 추천한 교수들과 여러 차례 논의를 마쳤고, 현존 학과와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게 구성하고 있다"며 "내년 봄 학기 출범에 문제없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