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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몰라’ [KT ENA]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시청률 1%도 무너지더니”

시청률 부진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KT 계열사 유료방송 KT ENA가 경영 악화로 결국 채널 매각에 나선다.

9일 KT스카이라이프에 따르면 종속회사인 KT ENA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분할 대상 사업부문은 중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채널칭, 여행 전문 오앤티, 건강 전문 헬스메디TV 등 3개 채널이다. 채널수를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차원이다.

회사 측은 “분할 완료 후 분할신설회사 채널칭(가칭) 주식 전량을 제3자에 매도할 예정”이라며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재원을 활용해 당사의 재무건전성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분할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KT ENA 관계자는 “케이블 업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보유 채널 중 일부를 매각해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디로 튈지 몰라’ [KT ENA]


하지만 매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 유료 방송이 고사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료방송은 초유의 위기 상황이다. 그나마 효자 역할을 했던 예능마저 외면받고 있다.

과거 예능 시청률 10%~20%는 기본이었다. 선택권이 많지 않던 시절 대중은 무조건 TV 앞에 앉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등 OTT의 등장으로 유료방송은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

KT ENA의 예능 기대작 ‘어디로 튈지 몰라’는 시청률 0.7%에서 2회 0.5%, 0.3%까지 추락했다. ‘추성훈의 반값은 해야지’도 시청률 0%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인기 방송인 전현무를 내세운 ‘현무카세’는 시청률 0%대에서 막을 내렸고, 기안84의 이름을 건 첫 예능 ‘기안이쎄오’도 시청률 0%에서 끝났다.

‘추성훈의 반값은 해야지’ [KT ENA]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 유료 방송의 한계라는 지적도 있지만 출연자와 포맷의 식상함이 시청자를 끌어들이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유료 방송 가입자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 넷플릭스 등 OTT 이용이 늘면서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국내 19세 이상 유료 방송 이용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료 방송 이용자의 37%가 유료 방송을 해지하고 OTT 이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TV를 보는 일이 줄어서’(31%)와 ‘TV에 볼 만한 것이 별로 없어서’(30%)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