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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연구소 중심의 기술개발에서 도시 중심의 실증 혁신 거점으로 전환
모빌리티 전임교수 20명 이상과 협업…스타트업에 기술 신뢰 DNA이식
충남·홍성·KAIST, 충청권 모빌리티 혁신 연구 거점 개소한 지 1주년 맞아
충남도와 KAIST는 '모빌리티 시스템 분야 세계 최고 수준 전문인력 양성과 선도 기술 산출의 요람을 목표로 작년 11월 13일 내포에 KAIST 모빌리티연구소 문을 열었다(사진 왼쪽 세 번째 부터 이용록 홍성군수, 김태흠 충남 지사, 이광형 KAIST 총장).
KAIST 모빌리티연구소가 지역을 ICT 실험실을 삼고 그 안에서 스타트업과 지역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모빌리티 혁신 도시' 모델을 국내 최초로 만들기 시작했다. 즉, '연구소 중심의 기술개발'에서 '도시 중심의 실증 혁신'으로 뱡향을 대전환하고 있다.

내포 혁신도시에 있는 KAIST 모빌리티연구소가 13일 충청권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11월 개소한 후 이런 목표로 운영에 들어간 지 1주년을 맞았다. 충남(홍성)과 KAIST는 모빌리티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 패권을 쥐기 위해 맞손을 잡았다.

장기태 KAIST 모빌리티연구소장은 “KAIST 핵심 원천기술이 '랩' 수준을 넘어 실증과 사업화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동시에 혁신역량을 갖춘 입주기업이 지역 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라면서 지난 1년간 연구소가 일군 변화상을 설명했다.

특히 “연구소 연구진과 기업이 기술적 난제를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가 실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 피드백 체계를 만드는 등 실험실에서 산업으로, 연구에서 실증으로 잇는 과정에서 맞닥드린 장벽을 극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라고 말했다.

민선 8기 충청남도는 지난해 12월 말 '올 한 해 도정을 빛낸 시책' 11건 중 하나로 'KAIST 모빌리티연구소 개소'를 손꼽을 정도로 연구소 역할에 적지 않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도와 홍성군은 지역 경제 혁신을 이끌 구심점으로 보고 재정과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연구소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KAIST 모빌리티연구소에 입주한 스타트업은 토렌토시스템즈(초저지연·대용량 네트워크), 이모션(자율주행 셔틀), 노타AI(AI 데이터센터) 등 작년 말 8곳에서 현재 25곳으로 1년 동안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노타AI는 올해 코스닥에 입성해 KAIST 모빌리티연구소의 사업화 검증 임무에 힘을 실어줬다. 데이터센터를 두고 AI 모델을 경량·최적화해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는 지능형 영상 분석 기술을 높게 평가받아 올해 기업공개(IPO)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주기업은 기계공학, 전자공학, 전산학, 산업·시스템공학, 신소재공학, 환경공학, 순수과학 등 모빌리티 분야 KAIST 전임교수·석박사 연구진이 가진 전문지식과 사업화 이식 역량에 적지 않은 신뢰감을 나타냈다.

이에 스타트업이 KAIST 모빌리티연구소 우산 속에 속속 몰려들었다. 연내 40곳에 달해 입주 공간을 메울 전망이다. 입주 기업은 수도권과 떨어진 지리적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데스밸리를 극복하고 꿈을 함께 실현할 파트너로 인식했다.

KAIST 모빌리티연구소 개소긱에 참석해 이광형 KAIST총장이 김태흠 충남지사와 함께 모빌리티 원격제어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KAIST 모빌리티연구소는 입주기업과 협력을 통해 상용화 단계의 6개 모빌리티 기술을 지난 10월 지역 사회에 공개했다. 퓨처이브이, 에코캡, 한양전공, 업텍 등과 이동형 ESS 전력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안정적인 전력망을 구축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도착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내포 혁신도시를 가상도시로 모델링해 스마트시티 핵심 기술을 제시했다. 토렌토시스템즈·엘라인은 중소기업 특화형 자율주행 로봇의 물류배송을 실증했다. 토렌토시스템즈·도착·이모션은 KAIST 문지캠퍼스 운전자가 내포에 있는 이동체를 초저지연 제어해 원격제어 대리주차를 실증, 기술 사업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KAIST 모빌리티연구소는 기업 지원을 위한 전문인력 확보에도 힘을 쏟았다. 전임 교수·연구원 등 상주 전문인력을 작년 말 4명에서 현재 8명으로 2배 증원했다. KAIST 본원 모빌리티 분야 전임교수 20명 이상과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스타트업의 시제품에 신뢰성과 사업성을 더하는 등 모빌리티 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에 힘썼다.

모빌리티 인재 양성을 위해 지역 청년이 참여하는 '2025 KAIST 모빌리티 챌린지 경진대회'도 올해 처음 마련했다. 연내 예선을 거쳐 2026년 2월께 본선 경쟁을 치른다. 미니어처 도시 환경에서 소형 차량을 활용해 창의적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V2V(차량과 차량)·V2I(차량과 인프라) 기반 협력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실증형 대회 성격을 띤다.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특히, 충청권 대학과 협력해 지역 대학생의 참여와 교류를 활성화한다.

장기태 소장은 “학생은 KAIST 연구진의 기술 지도를 받으며 실제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현하고, 지역 기업과의 연습 주행·기술 교류를 통해 참여형 지역 인재 양성 모델을 경험한다”라면서 “KAIST 모빌리티연구소는 '연구-교육-산업이 연결된 실험의 장'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지역 사회와의 동반 성장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KAIST 학생이 홍주중학교와 내포중학교에서 과학교육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오픈 연구소 프로그램을 통해 KAIST 연구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했다.

장 소장은 “AI 대전환(AX) 흐름 속에서 단순히 기술을 적용하는 수준을 뛰어 넘어 AI 전환을 주도하고 '피지컬 AI 시대' 대표 영역인 모빌리티에서 새로운 지역 혁신 연구소 형태로 유기적이고 유연하게 발전하겠다”라고 말했다.

KAIST 모빌리티연구소 내 입주한 기업 현황(2025년 11월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