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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나이트'서 에이전트365 공개
코파일럿서 진화···업무 본격 적용
데이터 분석·자동화 등 협업하고
에이전트 간 접근 권한 설정 가능
2028년 내 13억개 에이전트 도입
윈도우·오피스 지배력 강화 구상
[서울경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기존 코파일럿(부조종사)을 넘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서비스 전면에 내세운다. AI 에이전트가 조직 내에 사람처럼 등록돼 업무를 학습하고, 작업을 보조할 뿐만 아니라 자동화하는 단계다. 사무 시장을 장악한 윈도우·오피스 생태계에 에이전트를 얹어 AI 시대에도 개인·기업용 소프트웨어(SW) 시장 지배자 위치를 공고히하겠다는 구상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지난 5월 미 시애틀에서 열린 ‘빌드 20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MS

MS는 18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례 개발자 행사 ‘이그나이트 2025’를 열고 에이전트 365 등 최신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에이전트 365는 기존 MS AI 브랜드인 ‘코파일럿 365’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업무에 본격 적용되는 ‘비서형 AI’이자 관리 도구다. 에이전트 365 하에서 AI는 하나의 직원처럼 조직 내에 등록된다. 일례로 MS 업무협업도구 팀즈에 사람처럼 자리잡고 실제 직원과 소통하며 데이터와 파일을 찾고 분석하고 업무를 자동화하는 식의 협업이 가능하다.



에이전트 365는 ‘관리 도구’라는 목적처럼 에이전트별 작업·접근 권한 설정이 가능하다. 임원과 사원의 권한이 다르듯 AI 에이전트 간에도 ‘직급’을 부여할 수 있는 셈이다. AI 에이전트 도입시 가장 우려되는 사안인 보안과 관리 미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이다. MS 관계자는 “2028년까지 13억 개에 달하는 AI 에이전트가 기업에 도입될 전망”이라며 “AI 에이전트가 관리되지 않으면 기업 내에 인지되지 않고 사용되는 ‘그림자 IT’로 남게 되는 만큼 관찰, 관리 및 보호할 플랫폼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AI가 인간의 업무 방식을 배워나가기도 한다. 이날 MS는 워크IQ·패브릭IQ·파운드리IQ로 불리는 지능형 기술을 선보였다. AI가 업무 파일과 이메일, 회의록 등을 바탕으로 조직마다 다른 업무 형태와 현황을 학습해 최적의 제안을 내놓는다. MS는 “인재풀을 분석해 최적 인재 배치안을 제시하거나 채용을 돕고 인력 재교육을 위한 초개인화 학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워드·파워포인트·엑셀 등 오피스 대표 SW에도 AI 에이전트가 본격 도입된다. 엑셀 에이전트는 내장된 수식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차트·요약으로 변환하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내놓는다. 워드 에이전트는 전략 기획·전문 기술 문서 작성도 가능하다. 파워포인트 에이전트는 회사별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는 ‘스토리텔링’까지 고려한 프레젠테이션을 생성할 수 있다.

MS가 18일(현지 시간) 이그나이트 2025에서 선보인 '에이전트 365'의 사용례. 조직 내 도입된 수많은 에이전트에 실제 직원처럼 권한을 부여하고, 조직 내에 등록해 사람과 협업하듯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제공=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MS 기본철학으로 자리잡은 ‘개방성’을 AI 시대에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에이전트 365는 코파일럿 등 MS 모델이 아닌 타 에이전트도 통합 관리한다. 오피스 에이전트에는 ‘관계사’ 오픈AI 모델 외 앤스로픽 클로드도 공식 적용했다. 윈도우 운영체제(OS)에는 각기 다른 AI 모델과 데이터 간 연결을 돕는 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MCP)이 본격 도입된다. 사용자 허가만 있다면 PC 내 파일에 외부 AI 에이전트가 접근해 ‘개인화 AI 비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력 사업인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개방 정책을 이어간다. 특별한 설정 없이도 최적·최소비용 AI 모델을 선택해주는 ‘모델 라우터’가 일반 출시됐다. 오픈AI GPT-5 외 딥시크, 라마, 그록4 등 총 12개 모델을 지원한다. 테크계 한 관계자는 “자사 AI 모델을 강요하기보다는 사용자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해 윈도우 지배력을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핵심 사업군이자 구독·종량제인 오피스·클라우드에서 수익을 거둔다는 나델라 CEO의 대전략이 AI 에이전트 시대에 재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