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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코파일럿에 ‘클로드’ 도입
MS, 앤트로픽에 50억달러 투자

18일(현지 시각) 오전 미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이그나이트 2025' 행사장 전광판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앤트로픽 간 파트너십 강화를 상징하는 문구가 쓰여있다./강다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 앤트로픽.

18일(현지 시각) 미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그나이트 2025’ 행사장 전광판에는 이 같은 문구가 한동안 떠 있었다. MS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 간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보여준 것이다. 이날 기조연설 현장에는 마이크 크리거 앤트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기조연설을 진행한 저드슨 알소프 MS 상업 부문 최고경영자(CEO)와 손을 맞잡고 “MS와 협력해 애저 고객들에게 클로드 모델 제품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MS는 이날 앤트로픽과 파트너십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MS의 AI 생태계 내에서 앤트로픽의 AI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앤트로픽의 핵심 AI 모델인 클로드 소네트 4.3, 클로드 오푸스 4.1, 클로드 하이쿠 4.5를 ‘MS 파운드리’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MS 파운드리는 기업 고객들이 AI 모델을 직접 맞춤형으로 제작해 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또 기업 고객을 위한 플랫폼인 ‘MS 365 코파일럿’ ‘코파일럿 스튜디오’에서도 오픈AI GPT와 함께 클라우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GPT 단일 모델 전략에서 멀티 모델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양사의 협력은 단순 파트너십 강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MS는 앤트로픽 경쟁사인 오픈AI에 2019년부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온 핵심 파트너다. 그런데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며 양사는 협력사이지만 동시에 경쟁사가 되기도 했다. 또 오픈AI가 공익적 영리법인으로 사업 구조 전환을 최근 발표하면서 더 이상 MS에 클라우드 컴퓨팅 우선 협상권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래 오픈AI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주로 사용해왔는데,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실제로 오픈AI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오라클 등과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S도 ‘오픈AI 의존도 줄이기’에 나서며 오픈AI의 최대 경쟁사 중 하나인 앤트로픽과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으려 하는 것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점차 서로의 고객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앤트로픽의 모델을 사용하고 그들은 우리의 인프라를 활용하며 함께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양사는 파트너십을 강화해 앤트로픽은 앞으로 3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컴퓨터 용량을 MS 애저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구매해 사용할 예정이다. MS는 엔비디아와 함께 앤트로픽에 각각 50억달러와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AI 산업은 최근 ‘멀티 모델 전략’으로 가는 한편 몇몇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통합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기업별로 서로 다른 개별 AI 모델을 개발해 적용했었다. 이후 각 사의 AI별로 성능 차이가 벌어지고, AI의 활용도가 늘어나다 보니 다양한 목적에 따라 여러 AI 모델을 조합하는 ‘멀티 모델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단일 모델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또 오픈AI 등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부작용도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소수의 핵심 플레이어의 AI 기술을 중심으로 통합되고 산업이 재편되는 모양새다. 멀티 모델을 쓰지만 실제로 활용되는 대부분은 오픈AI, 앤트로픽 등 일부 기업 기술에 집중 것이다. 앤트로픽은 MS를 포함해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등 주요 3대 클라우드 공급 업체에 모두 클클라우드를제공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자체 AI와 함께 구글의 제미나이를 아이폰 AAI 음성 비서시리 개발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제이콥 본 이마켓터 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이러한 투자는 AI 산업이 몇몇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통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