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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신규 지식재산권(IP) 개발 조직, 딥러닝 등 인공지능(AI) 인력을 제외하고 전사 인력 채용을 동결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 발언 중)
창사 이래 3분기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크래프톤이 ‘신규 채용’ 중단을 선언했다. 직원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조치라는 설명을 덧붙이면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AI 발달로 인한 일자리 구조 개편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크래프톤 사옥 전경 [크래프톤 제공] |
7일 업계에 따르면 배 CFO는 최근 진행된 올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사 인력 채용을 동결했다. 비용 절감보다는 개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AI 기술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려면 개개인 생산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4069억원(전년 동기 대비 15%↑), 영업이익 1조519억원(8.8%↑). 특히 3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를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럼에도 신규 채용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CNBC에 따르면 제레미 바넘 JP모건 CFO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전 사업 부문에서 AI를 도입함에 따라 신규 채용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도 “인력 증가를 억제하고, 제한된 수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며 “생산성과 효율성을 바라보는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제8기 글로벌 비즈 포럼(GBF)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코리아헤럴드 제공] |
전문가들은 AI 발달로 인한 일자리 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이 발달하면서 카메라, 녹음기 등 회사들이 사라졌다. 하지만 휴대폰 산업 자체가 규모를 키워가며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사라지는 일자리가 있는 반면, 이를 상쇄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배 CFO도 신규 오리지널 IP 개발 조직, 딥러닝 관련 AI 인력에 대해서는 신규 채용을 유지할 뜻임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AI 등장으로 일자리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며 “AI가 인력을 대체하니 일자리를 줄어들기도 하겠지만, 분야에 따라서는 일자리가 증가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자동화 시스템 만드는 곳, AI 시스템 개발하는 곳, AI 서비스를 만드는 곳 등은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I 발달로 인한 신규 채용에 대한 불안감은 구직자에도 널리 퍼지고 있는 형국이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발표한 ‘AI 시대 일자리에 대한 대학생 인식 조사(대학생 637명 응답)’를 보면 ‘기업들이 AI 도입을 이유로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앞으로 계속 줄일 것’이라고 한 응답(대체로 동의+매우 동의)이 87.6%였다. 10명 중 9명이 신입사원 채용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AI로 인해 국내 일자리가 줄 것’이라는 응답도 65.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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