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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獨 IDT 3분기 누적 매출 4배 확대
폐렴구균 백신 임상 중국서도 승인
mRNA 플랫폼 기술 확보에 속도

편집자주

K바이오를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차근차근 성장하며 내실을 키워가고 있는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의 경쟁력을 소개합니다.
경기 성남시 핀교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연구원들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일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인수한 뒤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향후 차세대 백신과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단순 실적 반등을 넘어 구조적 성장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508억 원, 영업손실 19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 손익 개선세가 이어졌다.

특히 실적 개선 배경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인수한 독일의 백신 전문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가 있다. 인수 이후 IDT는 분기 평균 매출 1,000억 원대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IDT의 누적 매출은 약 4,6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회사는 IDT 인수를 통해 유럽 내 생산 거점을 확보했고, 글로벌 공급망 이원화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IDT는 원액과 완제품 의약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 다수와 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의 수주를 확대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려 2028년까지 매출을 두 배로 늘리고, 5년 내 연결기준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우는 등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백신과 플랫폼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폐렴구균 백신은 기존 13가나 15가 백신보다 더 많은 종류의 폐렴구균을 한 번에 예방하는 21가 백신이다. 현재 호주·미국·유럽·한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시험 3상이 진행 중이며, 중국에서도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경북 안동 의약품 공장 'L하우스'에 구축된 폐렴구균 전용 생산시설을 기존 1층에서 3층 규모로 확장해 약 4,200㎡의 면적을 새롭게 확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연구에도 착수했다. mRNA 플랫폼은 세포가 직접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내게 하는 기술로, 이를 이용하면 백신이나 치료제를 더 빠르고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다. 회사는 일본뇌염을 비롯한 신흥 감염병을 대상으로 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고,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세포 배양 기반 조류독감 백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백기를 지나 본격적인 사업 재편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백신과 CDMO 양축에서 실적과 가치가 모두 재평가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